천간은 하늘의 기운이고, 천간 하나하나마다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지지는 땅의 기운인데, 지장간(地藏干)이라는 개념이 말해 주는 것처럼 지지 하나하나는 순수하지 않다. 천간끼리의 상호작용은 충(衝)과 합(合) 뿐인데, 지지끼리의 작용은 충과 합 외에도 여러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이를 망라한 것이 형충회합(刑衝會合)이다.
지난 글까지 썼던 용어 '상호작용'과는 조금 다른 의미이다. 이 글에서 쓰이는 '상호작용'은 십신, 육친 등을 뜻하기 위해 사용했던 '상호작용'보다 그 적용 범위가 넓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사실은 사주 내의 모든 글자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형충회합은 사주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호작용 중에서 지지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특별히 일컫는 용어라고 보아도 무방하리라 본다.
형은 형살(刑殺)이라고도 부르며, 대표적으로 '형벌'을 의미한다. 형에는 삼형(三刑), 상형(相刑), 자형(自刑)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이제부터는 일상용어 '형(兄)'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형살이라고 쓰겠다.
삼형은 인사신(寅巳申) 삼형, 축술미(丑戌未) 삼형 등 2가지가 있다.
상형은 자묘(子卯) 상형이 유일하다.
자형은 진진(辰辰), 오오(午午), 유유(酉酉), 해해(亥亥) 등 4가지가 있다.
형살은 간명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사주에서 의미가 없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상호작용과 달리 이론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형살은 다른 상호작용들과 비교하였을 때 그 효과가 약하게 나타난다고 보아 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효과가 아무리 약하게 나타난다고 한들, 형살의 작용 그 자체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우주의 4대 힘 중에서 중력이 가장 약하다고 밝혀져 있지만, 블랙홀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는 중력이 나머지 힘들을 압살한다. 그래서 중력이 무시받지 않고 있듯, 형살도 사주에 따라서는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하기도 한다.
사주 내에 형살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형벌을 받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해석하지만, 반대로 형벌을 집행하는 기관에 소속되어 있을 경우에는 형살의 부정적인 작용과는 무관하다고 본다. 벌을 받느냐, 집행관이 되느냐의 차이인 셈이다. 물론 이것은 일반론적인 해석이다.
삼형살을 살펴보자.
삼형살은 인사신 삼형, 축술미 삼형이 있다고 하였다.
인사신 삼형은 마치 천간끼리의 상호작용과 같이 그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역마성을 지닌 글자들끼리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므로 그 작용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축술미 삼형은 토 오행간의 작용이어서 겉으로는 영향이 잘 드러나지 않는 대신 그 결과가 내부적인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지장간끼리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므로 심리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상형살을 살펴보자.
상형살은 자묘 상형 딱 하나이다. 그래서 그냥 자묘형(子卯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실 자묘형에 관하여는 지난 글 '지지 묘목(卯木)' 편에 자세히 써놓았다. 상형살은 필자가 보유한 속성이기도 하므로 필자의 소회도 들어가 있다.
자형살을 살펴보자.
자형살은 진진 자형, 오오 자형, 유유 자형, 해해 자형이 있다. 각 글자들이 지닌 속성이 증폭되는 것이 자형살의 발현 원인이라고 본다. 한마디로 같은 글자들끼리 벌을 주고받는 격이다. 이게 시늉으로 그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겠지만, 문제는 이 시늉이 실제 운에서 부정적인 작용으로 나타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각 자형살이 지닌 공통 특징으로 '약한 주체성'을 꼽을 수 있다. 주체성이 약하여 타에 쉽게 의존하게 되고, 이러한 의존성이 극대화되면 '마음의 고통'으로 발전하게 되는 게 일반적 경향이다.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하는데, 문자 그대로 스스로(自) 형벌(刑)을 집행하는 격이다.
진진 자형, 해해 자형은 물(수 오행)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고 본다. 진토(辰土)에는 지장간에 계수(癸水)가 있는데, 이 계수가 홍수를 일으킨다고 본다.
오오 자형은 불(화 오행)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고 본다.
유유 자형은 금속(금 오행)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고 본다.
같은 글자들끼리 벌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된다. 자형살을 보유하고 있다면 일평생 극기(克己)를 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서 극기는 '나(己)를 다스린다(克)'는 뜻이다. 그러므로 기토(己土)를 충극(衝克)시켜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사주에 따라서는 정말로 문자 그대로 기토를 충극시켜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번외: 자자(子子), 묘묘(卯卯) 병존도 자형으로 취급하는 사람도 있다. 임상사례가 많지 않지만, 이 중 하나가 필자의 사주에 들어 있기에 향후 중점 연구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사주 톺아보기 - 형충회합: 형(刑)|작성자 bk21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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