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국

동정론

Fortune Ked 2021. 6. 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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動靜說



1. 動靜說의 起源



動靜說은 干과 地의 작용이 다르다고 보는 학설이다. 즉 天干은 動이기 때문에 吉凶을 짓는 직접 당사자이고, 地支는 靜이라 천간으로 透出하지 않는 이상 地에 所藏되어있으면서 천간을 보조하는 뿌리 역할을 하거나, 투간신이 오기를 기다리거나 합이 와서 작용할 때를 조용히 기다리는 靜物이라는 것이다.



動靜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곳은 연해자평이다. 연해자평 상해정진론(詳解定眞論)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대저 생일이 主가 되는 것은 君王의 令을 행하는 것이다. 法은 四時가 운행하여 陰陽과 剛柔(강유)한 情이 있게 되었으니 內外의 큰 道가 아닐 수 없다. 進退가 서로 기울어지고 動靜은 서로 代理한다. 견고하고 형통함과 출입의 緩急(완급)을 취하여, 거듭 산만한 것은 救濟(구제)하고 끝에 居하는 것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夫生日爲主者 行君之令 法運四時 陰陽剛柔之情 內外否泰(비태) 之道 進退相傾 動靜相代 取固亨出入之緩急 救濟復散 欽之居微



여기 동정상대(動靜相代)의 뜻은 ‘動靜이 서로 대리한다’는 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원문으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相代는 양자가 서로 누군가를 위해서 대표로 나선다는 의미이므로 註를 참작해볼 때 干과 支가 합하여 육십갑자가 생겨나는 원리를 표현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天은 動이고 支는 靜이라는 개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오던 개념이다.



연해자평 註에서 동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그 내용(註)은 아래와 같다.



註 : 干은 天이다. 능히 動하고 靜하지는 않는다. 支는 地이다. 능히 靜하고 動하지는 않는다. 甲은 干에서 머리이고 子는 地에서 머리이다. 마침내 亥에서 다시 子가 되어 周流不息주(주유불식)하므로 12지가 돌아간다. 一動一靜 一陰一陽이 相代하여 쓰여지다가 癸亥에 이르러 마쳐진다. 五神의 相剋을 만나지 않으면 三生은 命이 정해진다. (五神 : 木火土金水, 三生 : 天元 地元 人元) 나누어 六十甲子가 이루어진다. 이르되 후세학자가 그 動靜을 要知(요지)하면 가히 要訣을 알 수 있으리라.



蓋干爲天 能動不能靜 以支爲地 能靜不能動 甲乃干之首 子乃地之首 終爲亥而複于子 周流不息 迴圈十二支 一動一靜 一陰一陽 相代用之 至癸亥而終矣 不遇五神相剋 三生定命(五神,金木水火土也;三生,天元地元人元)分成六十花甲子 言後世學者 要知其動靜 可以知要訣矣




動靜에 대한 말은 삼명통회 論地支편과, 論地支屬相편에도 나온다.



‘地支의 사용은 天干과 다르다. 動靜은 같지 않다. 方과 圓은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五行은 하나 씩 所屬되어있으나 處所인 地는 하나가 아니다.’



地支之用 天干不比 動靜不同 方圓迴異 然五行所屬則一 而所處之地不一



‘혹 묻기를 地支에는 소속된 相이 있는데 天干은 곧 없으니 어찌된 연고인가. 답하길, 천간은 動이라 相이 없고 지지는 靜이라 相이 있다. 대개 가볍고 淸한 것은 天이고 무겁고 濁한 것은 地이다. 무겁고 濁하기 때문에 그 속에 物이 있는 것이다. ’



或問地支有屬相 而天干則無者야 何也 答曰 天干動而無相 地支靜而有相 蓋輕淸者天也 重濁者地也 重濁之中乃有物焉





삼명통회의 위 내용은 천간은 오행이 한 字에 한 오행씩 있으나 地支 한 字에는 2개 내지는 3개의 오행이 있게 된 이유에 대하여 설명한 글이다. 모두 天干은 動이고 地支는 靜으로 설명하고 있는 단순한 내용이다.



이 삼명통회와 연해자평의 상해정진론의 動靜이라는 말은 장남이 動靜說에 대하여 깊게 생각하게 하는 하나의 단어가 되었을 것이다. 연해자평 註도 어느 때 달아졌는지 불분명하지만 이 註가 장남에게 동정설에 대한 영감을 주었을 수도 있다.



장남은 1609년에 태어났고 25세 되는 해인 1634년에 연해자평 중판이 간행되었다. 책에 양종(楊淙)이 증교(楊淙增校)한다고 한 것이 오늘날까지도 유포되고 있으니까 나중에 성장하여 연해자평을 보았고 그때 이 註가 달려있었다면 이 문장을 보았을 것이다.



장남은 명리정종 서문에서 40년간 命을 연구한 뒤에 홀연히 깨달음이 와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25세에는 명리정종을 짓지는 않았다는 것이 분명하다. 나중에 양종의 연해자평 양종증교본의 이 註와 삼명통회의 動靜과 看命口訣편에 대한 글을 보았다면 이것을 계기로 동정설에 대한 구체적인 깨달음이 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장남의 동정설은 명리학계에 끼친 영향이 대단하다. 이 설을 세웠던 장남 자신도 사실 命을 보는데 지지의 작용을 전혀 배제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심효첨에 와서는 과감히 지지의 작용을 배제하고 천간만으로 看命하는 격국 관법의 체계를 세웠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한 때에 천간만으로 命을 보는 透派라는 명리학파가 생겨나 여러 대를 내려오면서 큰 세력을 떨치기도 하였는데 이 학파도 동정설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것이다.



장남의 명리정종 동정론(動靜論)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이 動인가. 그 體는 陽에 속한다. 陽은 陽을 主재하기 때문에 天行은 健하고 둥글게 循環하여 끝이 없다. 고로 사람의 八字에서 天干上에 透露한 것은 動이 된다. 예컨데 八字 天干의 甲木은 다만 運上의 천간을 극할 수 있을 뿐이다. 巳中에 소장된 戊土는 극할 수 없다. 대개 動은 動을 공격하는 것이 親切한 것이다. 예컨대 男人은 男人을 공격할 수 있으나 규곤(閨閫:규수의 대궐) 속의 여인을 공격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다만 사람을 공격할 수 없으나 또한 동요케 하고 놀라게 할 뜻은 있다. 다만 실제 禍를 짓지 못할 뿐이다. 저 女人이 남자에게 와서 공격하면 男人의 몸에 타격을 줄 수 없으나 또한 동요하고 놀라게 할 수는 있는 것과 같다. 예컨대 運上 申中 地支 庚金은 또한 나의 八字中 天干에 透한 甲木을 공격할 수 없는 것이 그와 같다. 이 天干의 動은 다만 능히 天干의 動을 공격할 수는 있어도 地支의 靜을 공격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何以爲之動也 其體屬陽 陽主動 故天行健 圓轉循環而無端 故以人之八字 天干透露於上者爲之動也 如八字天干之甲木 但能剋運上 天干之戊土也 不能剋巳中所藏之戊土也 蓋以動攻動爲親切 如男人之攻得男人也 不攻閨閫中所藏之女人也 但雖不能攻人 而亦有搖動震驚之意 但不能作實禍也 如女人見男來攻 雖不能加捶楚於其身 而亦有恐懼之意焉 如上申中地支之庚金 亦不能攻我八字中天干所透之甲木也 是以天干之動 只能攻得天干之動 不能攻地支靜也 明矣



무엇이 靜인가. 그 體는 陰이다. 陰은 靜을 主재한다. 고로 地는 받들고 순종한다. 바야흐로 靜은 보수적이고 평상을 지킨다. 고로 사람의 八字도 지지 아래에 隱藏되어있는 것이 靜이다. 예컨대 八字 地支에 있는 庚金은 다만 運上에 있는 地支의 소장물 甲木을 극할 뿐이고 運上 天干 甲木은 극하지 못한다. 대개 靜은 靜을 공격하여야 親切하다. 마치 女人은 다만 女人을 공격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바깥의 男人을 공격할 수 없다. 다만 공격에도 피해는 입지 않지만 또한 동요하고 놀라게 하는 뜻은 있다. 예컨대 運上 地支 庚金은 또한 나의 八字 天干의 甲木을 破하지 못하는 것이 그와 같다. 이 지지의 靜은 다만 지지의 靜을 공격할 뿐이다. 천간의 動을 공격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




何以爲之靜也 其體屬陰 陰主陰 陰主靜 故地承順 方靜守固而有常 故以人之八字 地支隱藏於下者 爲之靜也 如八字地支庚金 但能剋運上地支之甲木 不能剋運上天干之甲木也 蓋以靜攻靜爲親切 如女人只攻得女人也 不能攻在外之男人也 但雖不能被其攻 亦有搖動震驚之意也 如運上地支庚金 亦不能破我八字天干之甲木也 是以地支之靜 只能攻得地支之靜 不能攻天干之動也 亦明矣



명리정종의 위 문장은 연해자평에서 단순히 천간은 動이고 지지는 靜이라 보았던 수평적 생각에서 한 걸음 진보한 생각이다. 動靜은 서로 공격하지 못한다고까지 이론을 전개시킨 것이다. 천간은 지지를 공격하지 못하고 천간은 천간을 공격할 수 있을 뿐이고, 지지도 지지를 공격할 수 있을 뿐 천간은 공격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剋에 대한 것을 설명한 것인데, 이후 명리학자들은 대체로 이 설을 따르는 편이다. 장남과 임철초도 천간에서 일차 용신을 찾았고 천간에 용신이 없으면 지지 장간에서 용신을 찾았던 것이다.



동정설은 동정의 剋에 대해서만 다루었지 生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따라서 지지는 천간을 생하고 천간도 어느 정도는 지지에 누설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명을 보는 학자들은 천간을 중시하면서 지지는 천간의 뿌리로서 통근하였는가를 살피는 것이 거의 관례가 되다시피 하고 있다.



그런데 장남의 動攻動 靜攻靜 사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천간은 길흉을 짓는 직접 당사자이고 지지 靜은 待用하는 자라는 학설을 강력하게 전개시킨 사람이 있다. 바로 심효첨(沈孝瞻)이다. 자평진전 논희기간지유별(論喜忌干支有別)편에 보면 다음의 글이 나온다.



‘命中의 喜忌는 干支에 함께 있다. 干은 天을 주재하고 動이고 有爲이다. 支는 地를 주재하고 靜이고 대용(待用; 쓰일 때를 기다림)이다. 또 干은 하나가 주재하지만 支는 多를 감추어있다. 그러한데 福이 되고 禍가 됨이 어찌 다르지 않겠는가? ’

命中喜忌 雖支干俱有 而干主天 動而有爲 支主地 靜以待用 且干主一而支藏多 爲福爲禍 安不得殊?



干은 有爲이고 支는 待用이라는 말로 干은 吉凶의 사안을 알 수 있는 직접 당사자이고 支는 合을 만나서 그 기운이 천간에 오르거나, 아니면 上下가 통근하여 지지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기다려야 쓰여질 뿐이라 하여 干은 길흉을 아는 중심점이라 중시하였고, 支의 역할은 직접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였던 부분이었다. 동정설을 제시하였던 장남도 이렇게까지 발전할 줄 몰랐던 심효첨의 독특한 이론이었다. 연이은 문장을 보면,




‘예컨대 甲이 酉官을 쓰는데 庚辛을 만나면 관살혼잡이다. 그러나 申酉가 있다면 관살혼잡으로 논하지 않는다. 申은 또한 辛의 旺地이다. 辛이 申酉에 앉았다면 이것은 마치 府의 관리가 또한 임명장(道印)을 손에 쥔 것과 같다. 두 개의 辛을 만났다면 官이 중첩됨을 犯한 것이다. 그러나 두 개의 酉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辛이 二酉를 만남은 마치 一府가 二郡을 관할하는 것과 같다. 丁이 투간한 즉 官을 상하게 한다. 그러나 午를 만나면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丁은 動하고 午는 靜하기 때문이다. 그러한데 丁巳중에 丙戊가 竝藏한 것을 보고 어찌 財까지 작용한다(爲)고 알겠는가? ’



如甲用酉官 逢庚辛則官煞雜 而申酉不作此例 申亦辛之旺地 辛坐申酉 如府官又掌道印也 逢二辛則官犯重 而二酉不作此例 辛坐二酉 如一府而攝二郡也 透丁則傷官 而逢午不作此例 丁動而午靜 且丁巳竝藏 焉知其爲財也?



천간의 작용은 動이라 사안이 나타나는 직접적인 것이지만 지지는 靜이라 그 작용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즉, 甲이 酉官을 쓰고 있는데 천간에 庚辛이 있다면 관살혼잡이지만, 지지에 申酉가 있는 것은 관살혼잡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천간은 드러나는 사안이요, 지지는 무위대용(無爲待用)이라 흉신이 소장되어있어도 그 사안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심효첨은 그의 간명 실례에서도 지지의 육신은 아예 없는 것으로 보다시피 하였다. 자평진전 정관격 예문중 김장원의 통변을 보면 또렷이 알 수 있다. 그 예문은 보면 아래와 같다.



乾 자평진전 김장원(金狀元)



丁 戊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庚 丁 丁 乙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戌 未 亥 卯



만약 財印을 兩用하지 못하고 단지 印綬를 써야 하는 경우라면 단지 財를 쓰는 것만 못하다. 인수는 능히 官을 보호하기는 해도 역시 官을 洩하는 것이고 財는 官을 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정관이 變化하여 인수가 되고 財星이 투출했다면 더욱 빼어난 大貴格이 된다. 예컨대 김장원의 명조는 財印을 倂用하였다. 傷官이 없고 雜殺이 없어서 혼잡하지 않다. 소위 그 忌를 보내고 그 喜를 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若財印不以兩用 則單用印不若單用財 以印能護官 亦能泄官 而財生官也 若化官爲印而透財 則又爲甚秀 大貴之格也 如金狀元命 乙卯 丁亥 丁未 庚戌 此並用財印 無傷官而不雜煞 所謂去其忌而存其喜者也





자평진전에서 심효첨의 명조 통변인데 지지 戌상관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傷官이 없다고 통변하고 있다. 심효첨은 傷官이 투간하였을 때만 흉의 작용이 나타나지 지지에 있는 것은 甚藏이라 마치 없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傷官이 없다고 통변한 것이다. 여기서 傷官이 없다고 한 것은 천간에 傷官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심효첨의 天干 有爲說이 철저하게 자신만의 독창적인 학설일까? 이에 대하여 본 연구자는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있다. 심효첨 이전에 이미 이 說은 있었거나 최소한 그와 비슷한 思想이 이미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三命通會 看命口訣에서 발견된다. 아래의 자료가 그것이다.



‘무릇 命을 볼 때는 먼저 月支의 財官 유무를 살피고 바야흐로 其他를 살펴라. 月令이 命이다. 月은 支神을 取하고 年은 天干을 取하고 日은 天干을 取하고 歲運은 天干을 取하고 大運은 支神을 취한다.



大凡看命 先看月支有無財官 方看其他 月令爲命也 月取支神 年取天干 日取天干 流歲取天干 大運取支神





삼명통회는 이전에 나와 있는 命書의 思想을 가감하지 않고 대체적으로 있는 그대로 실어두었다고 평을 받는 명서이다. 그런데 이 명서 간명구결(看命口訣)편에서 ‘月令이 命이다.’ 라고 月支가 곧 命임을 한마디로 잘라 정의하고 있다. 또 命을 보는 장소도 年은 年干을 보고 月은 月支를 보고 日은 日干을 보고 歲運도 干을 보고 大運은 地支를 보라고 하였다.



원문의 의도는 月支와 大運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부 천간을 중심으로 보라는 것이다. 여기에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이 법은 예전부터 내려오던 당연한 구결인 듯하다. 또 무슨 이유에서 時가 빠졌는지 모르겠으나 원문의 의도와 時上 正官이나 時上 偏財를 중시하였던 초창기의 이론으로 짐작컨대 時도 時干을 중시하였을 것으로 본다.



삼명통회의 이 사상은 평소 삼명통회를 자주 보던 심효첨에게 천간을 중심으로 看命하는 방법으로 정착하게 하는데 직접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본다.




계속 된 看命口訣의 다음 내용을 보면 동정설은 이미 고대부터 이미 있었던 사상이라는 심증을 더욱 굳게 한다.



‘干은 支를 침범하지 않는다. 즉 天은 존(尊)이기 때문이다. 支는 干을 침범하지 않는다. 地는 비(卑)이기 때문이다. 五行은 서로 적(賊)이 아니다. 人은 곧 順이다. 사맹(四孟)은 서로 害하지 않는다. 고로 馬가 달리는 것이다. 만약 干이 支를 침범(侵犯)한다면 五行은 서로 적이 되는 것이다.’



干不侵支則天乃尊 支不犯干 則地乃卑 五行不相賊 則人乃順 四孟不相害 則馬乃能馳 若干侵支犯 五行相賊



천간은 지지를 침범하지 않고 지지는 천간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내용이다. 아마도 命書에서는 이것이 동정설이 나오게 된 최초의 문장일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 설도 삼명통회의 저자 만민영의 독자적인 학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미 언급한대로 삼명통회는 기존의 학설을 가감하지 않고 그대로 모아 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고전의 이론을 버리기는 어려우나 따르는 것은 쉬운 문제이다. 조금만 실증사례에서 적용해보면 금방 그 진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장남도 이 說에 영향을 입어서 動靜說을 썼고, 심효첨도 이 說을 따라 天干 有爲說을 썼을 것으로 본다.



명리학이 1천년의 세월동안 연구되고 발전된 학문이기 때문에 많은 세월동안 연구하였던 선학자들의 의견을 그 누구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남과 다른 독특한 관법을 세상에 소개할 때는 그만큼 확신이 있을 것이고, 그 확신의 근원이 선대의 연구결과물이라면 그만큼 귀중하고 값진 자료도 없을 것이다.



이런 자료들은 연구의 시간을 줄여주고 많은 세월을 이에 반대하는 학자가 특별히 없었다면 그만큼 동의자가 많다는 것이고, 거기에 뭔가 진실성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심효첨도 이점을 잘 알고 있을 터라 삼명통회의 干支不犯 思想을 받아들인 것이다.





2. 地支의 發用



동정설에서 지지가 靜하여 있다가 動하여 쓰여질 때는 세 가지 경우에 한한다. 첫째는 천간에 지지 암장신과 같은 오행이 왔을 때이다. 이때는 天地通氣이고 천간이 지지와 통하기 때문에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두 번째는 삼합이나 반합이 되면 合局神은 마치 천간의 오행 하나가 탄생한 것과 같이 보므로 작용력이 있게 된다. 세 번째 쓰임은 刑沖이다. 합이 되지 않는 한 刑沖은 지지를 刑沖하므로 길신은 흉해지고, 흉신은 제거된다.




자평진전 논희기간지유별(論喜忌干支有別) 편에 여기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런데 支가 禍福을 짓는 경우가 있다. 어떠한 경우인가? 예컨대 甲이 酉官을 用하는데 午운을 만나면 본래 능히 傷하게하지 못한다. 그러나 명조에 寅이 모이고 戌이 모이되 二位를 隔하지 않으면 二者는 합이 되어 火가 動하게 되므로 또한 능히 官이 傷하는 것이다. 이것과 반대로 본다면 예컨대 甲이 申月에 출생하고 午가 있어도 煞을 制하지 못한다. 寅이 모이고 戌이 모여야 二者는 맑은 局(淸局)이 되어서 火가 動하므로 制煞 가능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會하여야 動이 있게 된다. 이것이 정히 干과 支의 다름이다. 이것은 한 예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그대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然亦有支而能作禍福者 何也? 如甲用酉官 逢午本未能傷 而又遇寅遇戌 不隔二位 二者合而火動 亦能傷矣 卽此反觀 如甲生申月 午不制煞 會寅會戌 二者淸局而火動 亦能矣 然必會有動 是正與干有別也 卽此一端 余者可知



지지도 천간처럼 禍福을 짓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合이 되어서 局이 발생하여야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그것을 지지의 發用이라 하였다.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 예문들에는 합은 삼합, 반합만 해당하고 육합, 방합은 말하지 않고 있다.



자평진전의 격국 이론은 연해자평 삼명통회등 전통 명서에 입각하고 동정법과 월령 용신을 위주로 정립한 학설이다. 이 두 가지 이론을 바탕으로 간명 체계를 세웠으므로 命을 보는 시각이 명쾌하다.



천간과 월령은 5소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길흉을 판단하기 때문에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깊이 들어가면 월령의 용신(相神)이 또 있고, 운 보는 법을 응용하기 어렵고, 대운에 따라 격이 달라지는 등 복잡한 일면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평진전은 적중률이 높고 법칙이 타 이론보다 애매함이 적은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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